일전에 딸내미를 때리던 녀석이 있었다.
사내자식이 뭐가 모자라 여자애들이나 때리고 다니는 건지...
한두번은 그냥 사내아이들이니까 욱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지만
세번째에는 바로 학교로 찾아갔고
진단서도 끊었다.
얼굴 좀 붓고 다리 멍 들고
그래봐야 전치2주 진단이었지만
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
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길질을 한 사건이었다.
선생님 앞에서도 꺼리낌없이 폭력을 행사한 그 녀석 대가리 속엔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.
듣는 순간 열 받아서 도저히 그냥은 못 넘기겠다고
생전 처음 학교에 아이 일로 찾아가게 되었다.
평소 담임샘 얼굴도 모르고 스승의 날 간단한 선물만 챙기던 나로선
학교에 간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었다.
그런데
가만 보니 이 녀석이 다른 아이들도 많이 때리고 행실도 개판인 녀석이었다.
물론 그 녀석은 이제 내 딸에겐 손을 안 대지만 다른 애들에겐 여전히 폭력적이다.
담임도 지치고 지쳐서 죽을라고 한다.
내가 내걸었던 조건이
이 녀석 전학 시키던지 다른 반으로 옮기라는 거였다.
그것을 사람들은 니 애만 위해 다른 애들 피해보니 이기주의라 했지만
저런 녀석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가 고작 그것이었다.
결국 학교에선 이 말은 아예 받아들일 마음도 없었고...
다만 상대부모가 와서 사과하는 걸로 마무리짓게 되었다.
그러려면 학교폭력특별법은 왜 만들고
학교 홈피에서 첫머리에 팝업창 뜨며 신고하라는 건지.
완전 형식뿐인 법인가???
그 녀석 부모라는 사람들은 여자애를 때려서 문제가 됐다고
담임이 직접 친절하게 전화까지 주셔도
사과 전화 한 번 없다가
진단서 끊었다는 소리 들으니 삐죽 전화가 와서는
요즘 여자애들이 덩치가 커서 일방적으로 맞진 않는다는 둥 헛소리질이다.
학교 가서 봤더니 딸내미 보다 20센티 이상은 키가 큰 녀석이었다.
그런데 이 문제를 가지고 교감선생, 6학년 주임선생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느낀 건
교사들과 논의해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.
학교와 이야기하는 것은 그냥 대답없는 메아리다.
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나약하고 무기력하고 안일했다.
교장은 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면 학교의 명성에,
(대체 그 잘난 동네 초등학교가 무슨 명성이 중요한가?
실제로는 자신의 체면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.)
그 잘난 학교의 명성에 금이 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했다.
이번 대구,대전 중학생 자살 사건만 보더라도
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 나라는 학교의 치부가 마치 선생들 개인의 치부인양
숨기고 감추고 어물적 넘어가려하기 바쁘다.
진정 그 아이들이 내 새끼라면 그렇게 감추고 피해아이의 마음을 나 몰라라 했을까?
이번 자살한 아이의 엄마도 교사라는데
그 양반도 평소에 당신의 학교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났을 때
그 학교에서는피해아이를 위해 어찌 대처했을지도 궁금하다.
미안한 말이지만 그 학교에서 당한 아이들을 위해
이번 처럼 형사처벌 원하고, 언론에 공개했을까???
꼭 아이가 죽어나가는 지경이 되어서야만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까?
대책대책 떠들지만 그렇게 감추기 바쁜 사람들이 무슨 대책이 있으랴.
우리 사회는 참으로 이상하다.
언제나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만 억울해진다.
학교로 찾아간 후 한동안 아이들이 딸내미에게
부모가 와서 때린아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놀림받았다고 한다.
위부터 아래까지 싹 다 개념 상실한 사회다.
학교폭력특별법에 의하면
폭력을 행사한 아이들은 피해자가 전학이나 전반을 요구할 수 있고
피해보상을 하라고 나와있으나
학교에선 그저 쉬쉬할 뿐이었다.
최소한 물리적폭력이고 상습적인 폭력이라면
상대 부모에게 학교폭력특별법 정도는 읆어줘야하는 거 아닌가?
제발 최소한 법대로라도 할 수 있게 도와라도 주면 좋겠다.
물론 담임이나 교감 교장선생님이 애를 불러다 야단을 쳤다고는 하지만
이미 선생의 권위가 안 먹히는 그런 놈에게
여선생님들이 야단치는 소리야 귓가에 벌들이 엥엥거리는 소리로밖에 안 들릴 것이다.
그쪽 에미도 다시는 이런 일 없겠다고 머리를 조아렸지만
그 녀석은 여전히 매일 사고를 치고 있다.
왜 내 새끼가 저런 한심하고 싸이코같은 놈하고 한 교실에서 맞으면서 공부해야하는 걸까?
다른 아이들도 그 아이에게 적쟎게 시달리나 본데
대체 그 부모들은 이런 사안들이 안중에도 없는 걸까?
오다가다 한두대 맞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?
물리적 폭력이 그 정도면 그 녀석이 입으로 내뱉는 언어폭력도 장난이 아닌데
그 에미란 여자는 '아니, 우리 아들이 욕을 하다니요. 처음 알았네요'라는 반응이었다.
부모의 무관심도 문제지만 장기간 아이들을 바라보는 건 학교다.
학교에서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덮기에 바쁘니
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이다.
그 아이들을 학교에서 지켜줄 수 있는 건 교사들이지 부모가 아니다.
학교 폭력이 이 지경이면, 미국 처럼 교내 경찰이 상주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
적어도 학교 안에 정식 치료/상담선생님이 있고
그 선생님이 피해 아이들의 영혼을 위로해주고
가해한 녀석들을 위한 특별치료상담 프로그램을 정규적으로 돌려야하는 거 아닌가?
상담사나 치료사가 요일을 정해서 관내 문제아나 피해아들을 관리해주는
정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?
이번 자살 사건과 내 딸내미의 피해사건을 접하면서
난 학교라는 곳을 철저한 공무원 집단 중 하나라고 느꼈을 뿐이다.
우리사회에서 흔해 일컬어지는 공무원이라는 오만 부정적 인식의 공무원...
내 딸내미가 맞았을 때
누구 하나 그런 녀석들을 강력히 제지할 방법을 주지 못했다.
그래서 학교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불고하고 부모가 직접 개입하면서
그나마 상대 부모는 사과라도 하는 시늉을 했던 것이다.
그 후로 그 녀석은 딸내미 앞에선 얌전해졌다.
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그 녀석에게 맞으면서 학교에 다닌다.
맞는 강도나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
그 녀석의 상습적인 폭력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.
그 녀석은 장기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아이들을 때리고 못살게 군다.
내가 세번째 사건 때에도 딸내미에게 몇 달 안 남았으니 그냥 참자고 했다면
딸내미는 여자애들은 의례 힘 있는 남자에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평생 살았을 지도 모른다.
나는 그 고리를 끊어내려고 일부러 진단서를 끊었고
정신과 상담도 받게했다.
정신과 의사샘 말로는 그런 것들을 쉽게 지나쳤다가 가슴에 응어리가 되어
나중에야 큰 병으로 찾아오는 케이스가 많으니
절대로 물러나지 말고 반드시 정신적/육체적 피해보상 다 받으라고 절차까지 상세히 설명해주었다.
1년을 함께 생활한 교사들의 행태가 처음 만난 그 의사만도 못한 것이다.
이건 아니라고 본다.
물론 체벌금지로 교사들의 손발을 묶은 상황에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을 것이다.
체벌금지를 지켜가려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.
폭력을 일삼는 아이들을 처벌하고
특히 그 부모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법적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.
딸내미의 경우 그 부모가 아들에게 어찌 했는지는 모르지만
적어도 딸내미에겐 손 안 댄다하니 말이다.
마음 같아선 그 녀석을 고발하고 싶었지만 만 14세 이하는 고발이 안 된다나 뭐래나...
등치가 내 남편보다도 큰 놈인데 힘도 세보이더만
이 시화에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거라고는
힘이 없음 맞는 거고 결국 맞는 사람만 죽어난다는 것 쯤?
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아이들을 학교에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있단 말인가.
유치원도 아닌데 아이를 학교에 맡겨놓고 장장 12년을 전전긍긍 하면서 살아야하다니...
태그 : 맞는놈만억울한학교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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